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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2012 이그노벨상 - 수다쟁이 입을 막으려면? (공개)

출판일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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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개념 없이 떠드는 얄미운 커플이 있다면? 점심시간 종이 친 지 오래인데 수업을 안 끝내시는 선생님이 있다면? 일본 카즈타카 쿠리하라 박사팀이 만든 ‘스피치 재머’를 사용해보자(이후 결과는 책임지지 않는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수다쟁이를 조준하고 스피치 재머를 켜기만 하면 된다. 스피치 재머에 공격당한(!) 사람은 잠시 후 어색해 하며 말을 멈춘다. 고집스럽게 말을 계속 이어가려 해도 쉽지 않다. 스피치 재머는 수다쟁이의 목소리를 본인에게 되돌려주는 기계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들으면 어색해 한다. 스피치 재머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약간의 시차를 두고 본인이 한 지난 말을 들려주고 혼란에 빠트려 수다쟁이의 말문을 막는다. 카즈타카 박사는 스피치 재머를 만든 공로로 2012년 이그노벨 음향학상을 받았다.

이그노벨상의 ‘이그’란 ‘명예롭지 못하지만 진짜(improbable Genuine)’라는 단어의 약자다. 이그노벨상을 받기 위한 조건은 2가지다. 먼저 사람들을 웃게 해야 하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연구여야 한다. 매 해의 이그노벨상 수상자는 미국 하버드대의 ‘황당무계 연구 연보’를 만드는 편집진과 여러 과학자들이 선정한다. 올해의 이그노벨상 시상식은 지난 9월 20일(현지시간) 하버드대 샌더스 극장에서 열렸다.

죽은 연어의 뇌 속에서 신호가?

fMRI(기능성 자기공명영상)는 뇌 속 혈류량의 변화를 측정해 뇌의 어느 부위가 활성화 됐는지를 관찰하는 장비다. 그런데 죽은 연어의 뇌 속에서 신호가 잡혔다면 어떨까. 으스스한 심령현상이라도 일어난 것일까. 신경과학상 수상자 크레이그 베넷 미국 캘리포니아대 심리학과 교수팀은 오늘날 뇌 활동 연구에 활발하게 사용하는 fMRI의 허점을 꼬집기 위해 이 실험을 진행했다. 더 이상 활동하지 않는 죽은 생물의 뇌라면 fMRI 촬영을 했을 때 새까맣게 나와야 이상적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언제 어디에 생길지 모르는 ‘무작위 노이즈’ 때문이다. 현재 기술로는 무작위 노이즈를 제어할 수 없다. 임창환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교수는 “무작위 노이즈가 뇌의 활동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같은 샘플을 여러 번 촬영할 경우 무작위 노이즈를 유의미한 뇌신호로 잘못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 베넷 교수는 “이전까지는 fMRI 관련 논문 중 약 30%가 부적절한 통계적 방법을 썼는데, 이번 연구를 발표한 이후로는 10%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연구의 의의를 강조했다.



몸 왼쪽 기울이면 에펠탑이 작아진다?

위 사진 속 과학자들이 하나 같이 몸을 왼쪽으로 기울이고 에펠탑 모형을 쳐다보고 있다. 왼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보면 에펠탑이 작게 보인다는 실험 결과를 몸소 체험하기 위해서다. 에펠탑이 작게 보이는 현상은 뜻 밖에도 우리가 배운 수학과 관계가 있다. 마음속에 수평선을 하나 긋고 그 위로 1부터 9의 숫자를 세워보면 보통 왼쪽에서 오른쪽 순으로 점점 큰 숫자를 나열한다. 이런 심리때문에 몸을 오른쪽으로 기울였을 때보다 왼쪽으로 기울였을 때 에펠탑을 더 왜소하게 느낀다는 것. 아니타 얼랜드 네덜란드 에라스뮈스대 심리학과 교수팀은 가정용 게임기 ‘위(Wii) 밸런스 보드’에 실험 참가자들을 세우고 에펠탑의 높이를 포함해 여러 물체의 크기를 어림짐작 하도록 해 이 같은 결과
를 얻었다. 심리학상 수상 연구다.

올해 이그노벨상 수상 분야는 앞서 소개한 음향학상, 신경과학상 등을 포함해 총 10개다. 물리학상은 포니테일의 움직임을 분석한 영국 케임브리지대 이론물리학과 연구팀이 가져갔다. 과학동아 9월호 ‘비·커피·만년필의 물리학’에서 소개한 ‘커피를 들고 이동하는 도중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연구’는 유체역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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